
"형사 합의요? 보험만 믿었는데..."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사고가 났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12대 중과실'이랍니다." 보험사에 전화했더니, 민사(보험) 처리와 별개로 '형사 합의'를 따로 진행해야 한다더군요. 피해자는 아프다고 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합의금 액수는 천차만별입니다. 당장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이대로 전과자가 되는 건 아닌지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딱 몇 달 전의 제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신호 위반으로 사고를 냈고,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 치상 합의'라는 낯선 법률 용어 앞에서 밤새 인터넷만 뒤졌습니다.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 그 막막함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물론 제가 지금 법률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직접 부딪히며 수많은 정보를 찾아본 끝에, 적어도 '왕초보'는 탈출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적어도 저처럼 '뭘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 합의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은 피하실 수 있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빼겠습니다. 저처럼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 치상 합의 문제로 눈앞이 캄캄한 분들을 위해, 제 경험상 가장 먼저 해야 할 3가지를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첫째, '왜' 형사 합의를 하는지 냉정하게 파악하세요.
가장 먼저 할 일은 '돈'을 계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12대 중과실'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운전 등) 사고는 피해자가 다쳤을 때(치상),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입니다.
즉, 보험사가 처리해 주는 '민사 합의'는 피해자의 치료비나 차량 수리비 같은 '손해배상'입니다. 반면 '형사 합의'는 다릅니다. 이는 가해자인 내가 피해자에게 "저의 잘못으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었으니, 부디 선처를 베풀어 달라"고 용서를 구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이 차이를 몰라 초반에 우왕좌왕했습니다. '보험사가 다 알아서 해주는 거 아니었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죠. 하지만 형사 합의는 명백히 '나의 몫'이었습니다. 이 합의가 잘 이루어져야, 피해자로부터 '처벌 불원 의사'가 담긴 합의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하고, 처벌 수위를 낮출(감형) 수 있습니다.

둘째, '돈'보다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입니다.
상황 파악이 끝났다면, 피해자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망설여지는 것이 '돈 이야기를 언제 꺼내야 하나'입니다.
제 경험상, 조급하게 합의금부터 제시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형사 합의의 본질은 '용서'입니다. 돈으로 용서를 '사는'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통해 용서를 '구하는' 것입니다.
저도 떨리는 마음으로 피해자분께 연락드렸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죄송합니다"라고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불찰로 사고가 났습니다."
- "몸은 좀 어떠신가요? 어디가 얼마나 다치셨는지, 치료는 잘 받고 계신지 걱정됩니다."
물론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의 연락이 반가울 리 없습니다. 화를 내실 수도 있고, 냉담하게 반응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모든 합의의 시작입니다. 당장 합의금을 논하기보다, 피해자의 상태를 먼저 살피고 꾸준히 사과와 안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적정 합의금' 기준을 잡고,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가장 현실적이고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얼마를 줘야 하는가?'
인터넷에는 '진단 1주당 50~100만 원' 같은 공식 아닌 공식이 떠돕니다. 하지만 이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피해자의 부상 정도(진단 주수), 입원 기간, 소득 수준, 그리고 가해자의 반성 정도에 따라 합의금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 역시 이 금액을 정하는 것이 너무 버거웠습니다. 섣불리 금액을 제시했다가 오히려 피해자의 감정을 상하게 할까 봐 두려웠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혼자 감당하기엔 감정 소모가 너무 컸고, 법적인 지식도 부족했습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객관적인 합의금 기준을 잡고, 피해자 측과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꼭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법률 상담이라도 받아 '객관적인 시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섣부른 판단으로 합의 시기를 놓치거나, 과도한 합의금을 지불하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막막함을 딛고, 현명하게 해결하세요.
사고 직후에는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나만 왜 이런 일을 겪나' 싶어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 치상 합의는 '몰랐다'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제가 피눈물 흘리며 깨달은 3가지만 기억하세요.
- 이건 보험 처리가 아닌 '형사 처벌' 문제임을 인지할 것.
- 돈이 아닌 '진심 어린 사과'로 먼저 다가갈 것.
-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객관적인 기준을 세울 것.
이것만 알아도 저처럼 막막한 터널 속에서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혼자 모든 짐을 지려 하지 마세요.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나와 피해자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일 수 있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현명하게 이 위기를 헤쳐나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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